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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ung Royals 리뷰|왕관보다 너를 택하고 싶었던 소년

무지개를 보는 BLQ43 2025. 4. 5. 23:07

음악실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금발의 소년 왕자와 짙은 머리카락을 가진 학생, 서로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고 있는 순간

우리가 외워야 했던 이름 대신, 진짜 감정을 말하고 싶었던 시간

우리는 어릴 적부터 익숙한 이름들을 외웠다.
왕족, 명문가, 귀족… 그 이름 아래 감춰진 기대와 책임, 그리고 무게를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이름은 곧 ‘타인의 시선’이고, 진짜 나를 가두는 틀일 뿐이다.
《Young Royals》는 바로 그 틀 속에서 숨쉬려 발버둥치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스웨덴의 왕자 윌헬름.
그가 기숙학교 힐레르스카에 입학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 드라마는
단순한 틴에이저 로맨스가 아니라, 정체성, 계급, 책임, 사랑이라는 무거운 테마를
아주 섬세하고도 진실하게 풀어낸다.


윌헬름과 시몬, 전혀 다른 세계에서 만난 두 청춘

  • 윌헬름 왕자는 어딘가 늘 망설이는 사람이다.
    그의 어깨엔 "왕실의 미래"라는 말이 올라와 있고,
    그 눈동자엔 자꾸만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 사이의 거리가 떠다닌다.
    그는 학교라는 새로운 세계 속에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으로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 시몬은 장학생으로 입학한 평범한 소년이다.
    그의 세계는 현실적이고 날 것에 가깝다.
    시몬은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하고,
    윌헬름에게도 가식 없이 진심으로 다가간다.

이 둘이 처음 눈을 맞추는 순간,
화면 너머로도 흐릿한 정적과 함께, “너도 나처럼 숨 쉬는구나” 하는 울림이 전해진다.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이, 진짜 나 같아.”

윌헬름이 시몬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이 한 문장은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다.
‘왕자’라는 이름으로 정체성을 부여받은 아이가
비로소 ‘나’로 살아가는 순간을 만났다는 선언.

그러나 그 순간은 영원할 수 없다.
촬영된 영상, 퍼지는 루머, 조여오는 왕실의 압박.
윌헬름은 선택해야 한다. 사랑을 택할 것인가, 왕실을 택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 앞에서, 사랑하는 이를 외면해야만 하는 잔인함도 배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내가 아주 오랜 시간 감추며 살아왔던 첫사랑을 떠올렸다.
그땐 감정이 아니라 ‘정상’이 중요한 사회였고,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희생의 대상이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음악실에서 흐트러진 두 사람

늦은 밤, 비어 있는 음악실.
시몬이 피아노를 치고 있고, 윌헬름은 그의 곁에 조용히 앉아 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그 침묵엔 설렘, 두려움, 기쁨, 죄책감…
모든 감정이 다 녹아 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윌헬름이 먼저 고개를 기울인다.
그 순간의 첫 입맞춤은
왕실의 후계자가 아니라, 사랑을 처음 배우는 소년의 모습이었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진짜 나

《Young Royals》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이건 나의 삶이 맞을까?”라는 질문을
왕자라는 극단적 설정 속에 아주 현실적으로 녹여냈다.

특히 시즌이 진행되면서 윌헬름은 점점 더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 “진짜 나”로서 행동하려 한다.
그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하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는
누구보다 그를 응원하게 된다.


최종 한줄평

“사랑을 선택한다는 건 곧, 나 자신을 살아가겠다는 선언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항목내용
제목 Young Royals
제작 국가 스웨덴
장르 BL 드라마, 성장, 로맨스
출연 에드빈 라딩, 오마르 루드베리 등
방영 기간 2021.07 ~ 현재
공식 채널 넷플릭스
주요 키워드 게이 왕자, 정체성, 힐레르스카, 첫사랑, 선택과 책임
러닝타임 시즌 1~3 (총 18화)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