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드라마 57

🎬 Física o Química 리뷰|그날의 포옹 하나로, 세상 전체가 바뀌었다

“사랑한다고 말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지만… 그래서 더 깊었다”불안하고 미숙했던 10대 시절, 그때 내가 사랑한 건 너 하나였다 《Física o Química》(2008–2011)는스페인의 고등학교 ‘주르바란’에서 벌어지는10대들의 사랑, 우정, 갈등, 정체성을 그린 청춘 드라마다. 수많은 캐릭터와 이야기가 오갔지만그중에서도 수많은 시청자들의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건‘페르와 다비드’라는 이름이었다.이 둘의 이야기는단순한 틴에이지 로맨스를 넘어게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워가는 성장의 여정이었다. 그리하여《Física o Química》는스페인 TV 사상가장 상징적인 게이 커플을 만들어냈다.“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너 때문에 바뀌었어” 페르 (Fer – J..

🎬 Las Noches de Tefía 리뷰|그곳에 있던 우리는, 사랑을 기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의 이름을 지웠지만,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기억했다”수용소, 기억, 상상. 억압 속에서 피어난 기적 같은 감정 《Las Noches de Tefía》는스페인 프랑코 정권 하에서 실존했던‘테피아 수용소’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회상극이 아니다.지워진 역사와 억압받은 사랑,그리고 그 속에서도서로를 인간으로 바라보며‘존재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게이 남성이라는 이유로갇혀야만 했던 이들의 기억이,화려한 환상과 절절한 감정으로 교차한다.그리고 그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서사는시청자의 마음속에 깊고 오래 남는다.“그 시절의 나는 죄였고, 너는 용기였다” 아이람 벨자 (Airm Belza)현대의 시점에서테피아 수용소 시절을 회고하는 노년의 주인공.그는 수십 년간 ..

🎬 Alguien Tiene Que Morir 리뷰|침묵 속에서 사랑했다, 그래서 더 비극이었다

“사랑한다는 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린 너무 일찍 자랐다”말하지 못한 감정은 거짓이 되고, 드러낸 진심은 죄가 되었다 《Alguien Tiene Que Morir》(누군가는 죽어야 한다)은1950년대 스페인의 억압적 정치·사회 구조 속에서,게이라는 정체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위태로워지는 한 청년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단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지만그 안에 담긴 긴장감, 침묵, 그리고 숨죽인 감정의 결은 결코 짧지 않다.무엇보다게이 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야 했던 시절의 무게감이정제된 연출과 대사, 상징적인 이미지들로 전해진다.그리고 그 시대에,한 남자를 사랑한 또 다른 남자의 감정은끝내 사랑이란 이름으로 완성될 수 없었다.“내가 널 좋아하는 게, 가족의 수치라고?” 가비노 파엘라 ..

🎬 Élite 리뷰|파트리크-이반, 네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널 사랑한다는 건 분명해

“정체성이라는 벽 앞에서,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사랑은 먼저 아는 것이 아니라, 같이 찾아가는 감정 《Élite》 시즌 4 이후,오마르와 안데르가 물러난 자리에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섰다. 그중에서도파트리크와 이반의 관계는단순한 ‘BL 커플’이 아니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가족과 사회의 기대,욕망과 사랑 사이에서의 충돌 이 모든 것이그들의 관계 속에 교차한다.《Élite》라는 복잡한 세계관 속에서이들의 감정은 늘 흔들리고,그래서 더 진짜다.“난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 그게 무슨 이름이든 상관없이” 파트리크 블랑코 (Patrick Blanco Comas)도도하고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쌍둥이 자매들과 함께 전학 와라스 엔시나스에 금세 적응하며여러 관계를 만들어간다.그는 자신의 감정에 ..

🎬 Bed Friend 리뷰|관계는 침대에서 시작됐지만, 감정은 그 이후에 자라났다

“친구끼리 하룻밤은 괜찮다고 생각했어… 근데 널 다시 볼 수 없을까 봐 무서워졌어”그들은 가벼운 관계를 원했지만, 결국 마음까지 열어버렸다.《Bed Friend》는성인 남성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BL 드라마다.이야기는 전형적인 'friends with benefits' 구도에서 시작된다.하지만 그것은사실 상처를 숨기기 위한 방어적 사랑의 방식에 더 가깝다.‘우정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그 중간 어디쯤에서감정은 서서히 자라나고,결국 멈출 수 없는 지점까지 도달한다.“나를 쉽게 대하길래, 나도 그랬던 거야”우에 (Uea – Net Siraphop Manithikhun)회사에서 일하는 마케팅 팀원.겉보기엔 밝고 사교적이지만,사실 과거의 가정폭력과 트라우마로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으려 애쓴다.사랑을 믿지 ..

Morangos com Açúcar S7 리뷰|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계절,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사랑이라고 확신하기 전에, 우리는 오래 망설였다”청춘은 늘 서툴고 불완전하지만, 그 진심만큼은 누구보다 뜨겁다포르투갈 청소년 드라마 《Morangos com Açúcar》는2003년부터 2012년까지 수많은 시즌을 거치며청소년들의 사랑, 우정, 갈등, 음악, 춤, 일탈을달콤하게 혹은 진지하게 그려냈다. 그중 시즌 7은 특별하다.두 명의 남학생, 파비오와 누누의 동성애 서사를 정면으로 다룬 첫 번째 시즌이기 때문이다.그들의 이야기는파격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다.오히려 소박하고 섬세하게,10대의 혼란과 진심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야기다.“처음엔 싫었는데, 왜 계속 네가 생각날까?” 파비오 (Fábio)처음엔 전형적인 ‘이성애자 남학생’.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기도 하고,친구들과 어울려 장난스럽게 누군가..

🎬 Last Twilight 리뷰|빛이 사라진 그 순간, 당신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보이지 않아도, 당신을 느낄 수 있어요”시야는 닫혔지만, 마음은 더 선명하게 열렸다사랑이란 무엇일까.조건 없는 감정일까,아니면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과정일까. 《Last Twilight》은시력을 잃어가는 한 청년과, 그 곁을 지키는 또 다른 청년이조용히, 그러나 깊이 사랑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태국 BL 드라마다.BL이라는 장르의 익숙한 공식 대신현실적인 아픔과 상처, 그리고 위로를 담아낸이 작품은단순한 ‘로맨스’를 넘어한 사람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나를 보지 못해도, 왜 나는 당신에게서 눈을 뗄 수 없을까요?”데이 (Day, Sea Tawinan Anukoolprasert)잘나가던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하지만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삶의 의미를 잃고..

🎬 Florentine 리뷰|텔아비브 뒷골목에서, 우린 사랑이라 불렀다

“사랑을 하는 것도, 존재하는 것도 허락받아야 했던 시절이었다”숨기거나, 부인하거나, 혹은 끝까지 끌어안거나1990년대 말, 이스라엘.사회는 여전히 보수적이었고,텔레비전 속 ‘정상가족’은 언제나 이성애 중심의 이야기였다. 그 틈에서 《Florentine》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우리도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드라마였다.텔아비브의 플로렌틴 지역.예술가와 노동자, 퀴어와 청년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곳에서진짜 삶의 흔적, 사랑의 형태, 관계의 복잡함이 펼쳐진다.이 드라마는‘누가 누구를 사랑하는지’보다‘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나도 남자를 사랑할 수 있어… 아마도.” 토머 (Tomer)예루살렘 출신의 영화학도.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어기제가 강한 인물.하지..

🎬 On Your Side 리뷰|사랑이라는 이름의 불안, 그래도 곁에 있고 싶은 이유

감정은 언제나 불편하게 시작된다처음부터 편한 사랑은 없었다.더군다나 그 사랑이사회가 기대하는 방식과 조금 다르다면,그 불편함은 곧 존재 전체를 흔들기도 한다. 《On Your Side》는브라질에서 제작된 단편 BL 드라마로,두 명의 젊은 남성이 겪는 사랑의 시작과 충돌,그리고 다시 곁에 서기까지의 과정을섬세하게 따라가는 작품이다.거창한 사건도, 자극적인 서사도 없다.대신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진짜 감정들이이야기의 중심이 된다.감정을 피하려는 사람 vs 감정에 솔직한 사람리카르두 (Ricardo)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한 인물.어릴 적 겪었던 경험들로 인해사랑을 받아도 곧 버려질 거라는 불안을 안고 산다.그래서 그는,마테우스가 다가올수록 한 걸음 더 물러선다.하지만 그 후퇴는도망이 아니라, 자신을 보..

🎬 Un Professore 리뷰|철학보다 어려운 감정의 수업, 그 끝에 그가 있었다

“가르치는 자와 배워가는 자, 우리 둘 다 사실은 헤매고 있었다”삶의 정의는 책에서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에서 시작됐다학교란 장소는우리를 배움의 공간이라 가르치지만,가장 많은 감정과 상처, 그리고 혼란이 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Un Professore》는로마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철학 교사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그리고 주변 청소년들의 성장과 흔들림을 담은 드라마다.이탈리아의 청량한 햇살과,낡은 도시의 감성 속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다.이는 삶이라는 질문 앞에 서 있는 모두를 위한 감정 수업이다.“넌 언제나 나를 미치게 해. 근데… 이상하게 싫지 않아.”시모네 발레스트라 (Simone Balestra)철학 교사인 단테의 아들.겉보기엔 조용하고 생각이 깊어 보이지만,그 안에는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