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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am 시즌 3 리뷰|사랑이 나를 증명하는 첫 번째 순간

무지개를 보는 BLQ43 2025. 4. 7. 22:31

밤의 수영장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금발의 소년과 어두운 머리의 소년, 조용하고 감정적인 순간을 나누는 10대 두 사람

17살의 나에게, 사랑은 질문이었다

누구나 열일곱쯤 되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지?” “이 감정은 뭐지?” “나, 괜찮은 사람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더 깊은 밤으로, 더 고요한 마음속으로 파고든다.

《Skam 시즌 3》은 노르웨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 소년,
이삭 발터센이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의 곁엔, 에반 베이그엔이라는 존재가 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퀴어 로맨스를 넘어
십대의 혼란, 외로움, 사랑, 정체성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감정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조용히 보여준다.

그건 정확히, 우리가 살면서 가장 처음으로 '나'를 인식했던 그 순간들과 닮아 있다.


이삭과 에반, 그리고 내가 가장 숨기고 싶었던 나

  • 이삭은 조용한 성격의 17살 소년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별다를 것 없이 웃고 떠들지만,
    내면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질문들이 자꾸만 고여 있다.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걸까?"
    "그럼 난 어떤 사람이 되는 거지?"
  • 에반은 전학생이자, 예술적인 감성이 짙은 인물이다.
    삶을 유연하게 바라보는 듯하지만
    사실은 자신도 스스로의 감정과 기복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둘은 우연히 같은 과제를 함께 하게 되면서 가까워지고,
처음엔 친구인 듯 친구 아닌 감정선 위를 조심조심 걷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길어지고,
말끝이 자꾸 떨리게 되며,
침묵마저 더 많은 의미를 담게 된다.


“나는 너를 사랑해. 그리고 그것이 내가 누구인지 알려줘.”

이삭이 에반에게 전한 이 말은
단순한 사랑 고백이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첫 번째 자답이자,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정체성 선언이었다.

나는 이 장면에서
너무 오래 혼자였던 스무 살의 내가 떠올랐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비로소
"아,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던 그 시절.
그 사랑은 쉽지 않았고,
오히려 날 더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내 존재를 인정해주는 일이기도 했기에, 그건 너무 소중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수영장 속, 그 짧은 영원의 표정

어느 날 밤, 이삭과 에반은 함께 수영장에 들어간다.
물은 조용히 흐르고, 아무 말도 없다.
두 사람은 물속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조명은 은은하고, 물결 위로 감정만 출렁인다.
에반이 조용히 다가와 이삭의 손을 잡는다.
그 순간, 이삭은 아주 천천히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두려움도, 기쁨도, 고백도 말 없이 전해지는 장면.
그 장면은 나에게도
내가 처음으로 누군가의 체온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말 대신, 온기가 모든 걸 말해주던 밤.


나의 혼란이 누군가의 사랑으로 이해되는 시간

《Skam 시즌 3》은
퀴어라는 정체성을 미화하거나 비극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삭이 가족, 친구,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또 찬란한 일인지
조용하게, 그러나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건 어느 순간의 나였고,
지금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깊이 공감하게 된다.


최종 한줄평

“스스로를 외면해왔던 소년이, 사랑을 통해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가장 따뜻한 성장 서사다.”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항목내용
제목 Skam 시즌 3
제작 국가 노르웨이
장르 성장 드라마, 퀴어 로맨스
출연 Tarjei Sandvik Moe, Henrik Holm
방영 시기 2016년 (시즌 3)
주요 키워드 정체성, 청소년, 게이, 자아 발견, 첫사랑
공식 채널 NRK (노르웨이 국영방송)
시즌 정보 시즌 3는 이삭 중심, 총 10화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