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청춘들의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 파리가 있었다
파리는 이 드라마의 배경이 아니다.
그건 상징이었다.
도망치고 싶은 곳,
숨고 싶은 곳,
그리고 결국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곳.
《Paris》는 브라질에서 제작된 8부작 퀴어 웹 드라마로,
2024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방영되며 조용한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야기의 중심엔 두 남자의 만남이 있다.
그리고 그 만남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점이 된다.
사랑은 먼 도시가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 너
다니 (Dani)
겉으론 쿨하고 독립적인 도시 청년이지만,
사실 내면엔 끊임없는 회피와 상처가 있다.
자신을 감추는 데 익숙한 인물.
사랑도, 우정도, 삶도
그저 적당한 거리에서 관찰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한 사람에게 처음으로 다가가고 싶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게 바로, 루카스다.
루카스 (Lucas)
감정에 솔직하고,
불완전하지만 따뜻한 인물.
그는 다니와는 정반대다.
무언가를 감추지 않고,
누군가를 향해 진심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루카스는 다니를 흔든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다니가 평생 피해온 ‘진짜 자신’과 마주하게 만든다.
“나는 너한테서 도망치려고 파리를 말한 거야.”
에피소드 7,
다니가 루카스에게 말한다.
“나는 너한테서 도망치려고 파리를 말한 거야.
그 도시가 아니라, 네가 두려웠던 거야.”
이 문장은 이 드라마의 정수를 담고 있다.
《Paris》는 로맨틱하지만,
절대 달콤하지만은 않다.
이야기의 모든 갈등은
‘도망침’과 ‘직면’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 가족에게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온 시간
-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순간
-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던 내 모습
《Paris》는 이 모든 순간을
잔잔하게, 그러나 묵직하게 보여준다.
내 안에도 파리가 있었다
사람마다 마음속에 ‘파리’가 있다.
그건 현실이 아닌,
언제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의 허상 같은 장소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 이 관계에서,
이 감정에서,
벗어나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던 시간들.
《Paris》는 그런 나에게 말해줬다.
“도망치고 싶은 이유가, 사실은 받아들이지 못한 진짜 감정 때문일 수 있다”고.
나는 그 감정과 처음 마주했던 순간을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살아냈다.
우산 아래, 처음으로 함께한 파리
비가 오는 날,
다니와 루카스는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 걷는다.
그 장면의 배경은 파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들만의 파리였다.
거리는 조용하고,
빛은 흐릿했고,
사람들은 두 사람을 쳐다보지 않았다.
드라마 속 가장 현실적인 배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사랑이 피어난다.
그 장면은 조용히 말한다.
“네가 있는 곳이 파리야.”
최종 한줄평
도망치던 감정에 마침표를 찍고, 사랑이라는 첫 문장을 쓴 가장 시적인 퀴어 드라마.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제목 | Paris |
제작 국가 | 브라질 |
장르 | BL, 청춘 로맨스, 감성 드라마 |
방영 연도 | 2024 |
출연 | Bruno Fagundes, Rafael Primot 외 |
제작 | YouTube Original BL |
회차 | 총 8부작 |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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