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험은, 사랑이 아니라 침묵이었다
“게이도 에이즈도 다 죄야.”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지금도.
**《MTV Shuga: Down South》**는
그 말에 맞서
아프리카 청춘들의 진짜 이야기를 당당하게 꺼내놓은 드라마다.
HIV/AIDS 예방 교육 콘텐츠라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지만,
이 시리즈는 그 이상이었다.
이건 단지 정보 전달
이 아닌,
누군가의 생존,
누군가의 사랑,
누군가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위해 만들어진 서사였다.
사랑은 감추지 않을 때 진짜가 된다
Levi (샘케 마코바 Samke Makhoba)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가는 고등학생.
그의 삶은 늘 ‘연기’와 ‘불안’으로 가득하지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며
처음으로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게 된다.
그의 감정은 서툴지만, 진실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아프고도 아름답다.
Ipeleng
Levi의 친구이자 조력자.
그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지지하지만,
사회와 가족의 시선 앞에서는 때때로 흔들린다.
이 드라마가 중요한 이유는,
퀴어 캐릭터들만이 아닌 주변 인물들의 반응까지도 리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내가 그 곁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게 병이라면, 나는 기꺼이 아프겠다.”
Levi가 친구에게 말한다.
“그게 병이라면,
나는 기꺼이 아프겠다.
왜냐하면, 이 감정은 거짓이 아니니까.”
이건 단순한 대사가 아니다.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목숨 걸고 말하는 선언이다.
MTV Shuga는 이런 선언들을
에피소드 곳곳에 담아낸다.
- 감정이 들킬까 봐 두려운 청소년
- HIV 감염 사실을 숨기는 대학생
-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견뎌야 하는 청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살아가고 사랑한다.
그건 가장 강한 저항이고, 가장 슬픈 희망이다.
나는 그들과 같은 교실에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자주 숨을 삼켰다.
이건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건 우리가 지냈던 교실,
우리가 살았던 동네,
우리가 피했던 대화였다.
Levi처럼
내 친구 중에도 자신을 감추며 살아간 아이가 있었다.
나는 그 아이의 이름을 끝내 묻지 못했다.
《Shuga》는 그런 내게 말을 건넨다.
“너는 지금 어떤 편인가?”
지켜보는 자?
침묵하는 자?
혹은 손을 내밀 수 있는 자?
나는 지금이라도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느꼈다.
들키고도, 그 자리에 남은 Levi
Levi가 동성 친구에게 감정을 고백하는 장면.
그리고 그것이 가족에게 들통나는 장면.
거센 폭언, 무거운 침묵.
그러나 그날 밤,
Levi는 짐을 싸지 않는다.
그는 그 집에 남는다.
도망치지 않는다.
그 자리에 서서
‘나는 이대로 존재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 장면은
비명을 지르지 않아도,
세상에 가장 강하게 저항하는 장면이었다.
최종 한줄평
청춘, 질병, 정체성이라는 이름 아래 침묵했던 모든 존재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하고 강한 러브레터다.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제목 | MTV Shuga: Down South |
제작 국가 | 남아프리카공화국 |
장르 | 청춘드라마, 퀴어서사, 사회 교육 |
방영 연도 | 2017 |
출연 | 샘케 마코바, 바네사 음디 외 |
제작 | MTV Staying Alive Foundation |
회차 | 시즌 1 (10부작), 시즌 2 (2020년 후속) |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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