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퀴어 드라마 리뷰/🇨🇳 중국

🎬 상은 리뷰|금지된 사랑, 그러나 너무도 뜨거웠던

무지개를 보는 BLQ43 2025. 4. 4. 23:38

비 오는 날, 우산 하나를 함께 쓰며 마주 서 있는 두 고등학생.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는 부족했던 그 감정

어떤 감정은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생생해서,
설명하기엔 너무 생채기 같아서,
그저 숨기고만 싶은 순간이 있다.

《상은(上瘾, Addicted)》을 보기 전까지,
나는 **“사랑 때문에 세상이 멈춘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저 한 편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았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폭발이었고, 무너짐이었고,
그리고 끝내 벗어날 수 없는 중독이었다.


둘만의 세계에 갇힌 바이루인과 구하이

**바이루인(白洛因)**은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어머니 없이 자라며 내면을 스스로 지탱해온 소년.
그의 침묵에는 애정 결핍이라는 이름이 스며 있었다.

반면, **구하이(顾海)**는 불같고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그 격렬함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사랑을 쏟아낼 대상이 생겼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이 되는 방식이었다.

이 둘이 부딪힐 때마다 스파크가 튀었고,
우정이라는 단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이
교복 자락 사이로 터져나왔다.


“그냥, 너는 나랑만 있으면 돼.”

“너랑 같이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무서워.”
구하이가 바이루인을 향해 던진 이 대사는,
십대의 사랑이 가진 순수함과 폭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사랑은 보호이기도 했고, 지배이기도 했다.
바이루인은 구하이의 강한 감정을 피해 도망치면서도
끝내 그에게 돌아왔다.
그건 집착이 아니라 운명처럼 설계된 인연이었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알았다.
이 관계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선 이야기라는 것을.


나의 학창시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조차 어려웠던 시절

《상은》을 보며 내가 떠올린 건
10대 시절, 말하지 못했던 누군가에 대한 감정이었다.

‘좋아해’라는 말을 꺼내는 데 너무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그 말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그냥 친구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감정을 눌러 담았던 시간들.

그래서 구하이의 직진이, 바이루인의 침묵이,
다 내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그 시대의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지 못했던 감정들이
이 드라마 속에서는 너무도 진하게 살아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 장면: 비 오는 날, 그 작은 포옹

아직 서로의 마음을 다 드러내지 않았던 시기,
바이루인이 갑작스레 비를 맞고 교문을 나서는데
구하이가 우산을 들고 나타난다.
말없이 다가와 우산을 씌우고,
아무 말 없이 가볍게 안아주는 그 장면.

세상이 다 젖어 있는데,
둘만은 서로의 온기로 버티는 그 순간.

그 장면은 대사가 없는데도 모든 걸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선택했어.’
‘이제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지워지지 않을 감정이 남는 작품이다.”

《상은》은 서툴지만 진심이었던 첫사랑,
그리고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감정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내려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다.

방영이 중단되고, 차단당해도
수많은 팬들이 지금까지 이 작품을 기억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건 진짜였으니까.”


💡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제목 상은 (上瘾, Addicted)
제작국가 중국
장르 BL, 학원물, 성장 로맨스
방영년도 2016
출연 황징위, 쉬웨저우
감독 딩웨이
특징 중도 방영 중단, 역대급 케미, 팬덤 전설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