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으로는 부족했던 그 감정
어떤 감정은 이름을 붙이기엔 너무 생생해서,
설명하기엔 너무 생채기 같아서,
그저 숨기고만 싶은 순간이 있다.
《상은(上瘾, Addicted)》을 보기 전까지,
나는 **“사랑 때문에 세상이 멈춘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저 한 편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았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폭발이었고, 무너짐이었고,
그리고 끝내 벗어날 수 없는 중독이었다.
둘만의 세계에 갇힌 바이루인과 구하이
**바이루인(白洛因)**은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
어머니 없이 자라며 내면을 스스로 지탱해온 소년.
그의 침묵에는 애정 결핍이라는 이름이 스며 있었다.
반면, **구하이(顾海)**는 불같고 충동적이었다.
하지만 그 격렬함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사랑을 쏟아낼 대상이 생겼을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이 되는 방식이었다.
이 둘이 부딪힐 때마다 스파크가 튀었고,
우정이라는 단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이
교복 자락 사이로 터져나왔다.
“그냥, 너는 나랑만 있으면 돼.”
“너랑 같이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무서워.”
구하이가 바이루인을 향해 던진 이 대사는,
십대의 사랑이 가진 순수함과 폭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사랑은 보호이기도 했고, 지배이기도 했다.
바이루인은 구하이의 강한 감정을 피해 도망치면서도
끝내 그에게 돌아왔다.
그건 집착이 아니라 운명처럼 설계된 인연이었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알았다.
이 관계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넘어선 이야기라는 것을.
나의 학창시절,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조차 어려웠던 시절
《상은》을 보며 내가 떠올린 건
10대 시절, 말하지 못했던 누군가에 대한 감정이었다.
‘좋아해’라는 말을 꺼내는 데 너무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그 말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그냥 친구인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감정을 눌러 담았던 시간들.
그래서 구하이의 직진이, 바이루인의 침묵이,
다 내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그 시대의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지 못했던 감정들이
이 드라마 속에서는 너무도 진하게 살아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 장면: 비 오는 날, 그 작은 포옹
아직 서로의 마음을 다 드러내지 않았던 시기,
바이루인이 갑작스레 비를 맞고 교문을 나서는데
구하이가 우산을 들고 나타난다.
말없이 다가와 우산을 씌우고,
아무 말 없이 가볍게 안아주는 그 장면.
세상이 다 젖어 있는데,
둘만은 서로의 온기로 버티는 그 순간.
그 장면은 대사가 없는데도 모든 걸 말하고 있었다.
‘나는 너를 선택했어.’
‘이제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지워지지 않을 감정이 남는 작품이다.”
《상은》은 서툴지만 진심이었던 첫사랑,
그리고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 감정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켜내려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다.
방영이 중단되고, 차단당해도
수많은 팬들이 지금까지 이 작품을 기억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건 진짜였으니까.”
💡 한눈에 보는 리뷰 요약 카드
제목 | 상은 (上瘾, Addicted) |
제작국가 | 중국 |
장르 | BL, 학원물, 성장 로맨스 |
방영년도 | 2016 |
출연 | 황징위, 쉬웨저우 |
감독 | 딩웨이 |
특징 | 중도 방영 중단, 역대급 케미, 팬덤 전설 |
※ 본 리뷰에 포함된 이미지는 AI 생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및 장면과는 무관한 참고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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